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쏠 ‘3개의 화살’은

입력 2014-09-23 03:06
①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 만들기 구조개혁

② 정부지출 늘려 민간경기 활성화 재정확대

③ 국채 대량 매입 시중에 돈 푸는 양적완화


유럽이 일본식 디플레이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빼든 카드는 ‘유럽식 아베노믹스’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처럼 경기 부양을 위해 ‘세 개의 화살’을 쏠 것이란 전망이다.

첫 번째 화살은 구조개혁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토록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로안정화기구(ESM)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스페인은 2012년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구조개혁이 성과로 나타나면서 최근 실업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상대로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두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두 번째 화살은 최근 몇 년 동안 긴축 재정으로 억눌려 있던 수요를 되살리는 것이다. 독일 주도로 지속돼 온 긴축 기조를 누그러뜨리고 정부 예산 지출을 늘려 민간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독일과 같은 핵심 국가들은 일시적인 재정 확대가 가능하다”며 “유로존 차원의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수요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 번째 화살은 양적완화(QE)다. ECB가 시장에서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4일 디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정책 패키지를 내놓으면서 양적완화에 대한 ‘립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일부 위원들은 당장 양적완화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며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수단도 우리의 시행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도 양적완화 시행에 대한 시그널을 여러 번 보낸 바 있어 양적완화 시행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시행 시기가 문제라는 것이 시장의 인식이다.

루비니 교수는 “드라기 총재의 최근 미국 잭슨홀 연설은 양적완화·재정지출확대·구조개혁 등 ‘3개의 화살’을 축으로 하는 일본식 양적완화를 따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내년 초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