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이정현·김광진… 미래 라이벌의 ‘순천 사랑’

입력 2014-09-22 03:05

상반된 정치이력을 가진 여야 국회의원이 전남 순천을 고리로 영화 시사회를 공동 주최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과 대여 강경파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두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순천만을 배경으로 한 영화 ‘순천’의 시사회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순천만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한 여인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다.

두 의원은 21일 시사회 주최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으며 고향을 알리려는 순수한 행사”라고 밝혔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과의) 경쟁으로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의원도 “여당 견제는 강하게 해왔지만 순천 발전과 화합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의원과 김 의원이 19개월 뒤 20대 총선에서 대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사회는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김 의원은 순천이 고향이고, 이 의원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따라서 선거구가 ‘순천·곡성’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사람이 고향 출마를 고집하면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본다면 이번 ‘합작품’은 김 의원에게 ‘손해볼 게 없는 장사’라는 견해가 많다. 7·30재보선에서 보수여당 후보의 호남 당선이라는 ‘역사’를 쓴 재선의 이 의원에 비해 야당 초선 비례대표인 김 의원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시사회 홍보도 김 의원 쪽이 더 적극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향에 계신 어머님들의 따뜻한 삶을 다룬 영화다. 많이 참석해 달라”고 썼다. 또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정당을 떠나) 영화 ‘순천’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주최하게 됐다”고도 했다. 반면 이 의원은 별다른 보도자료 없이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 시사회를 다룬 언론 기사만 옮겨놓고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