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보복 위협에도 탈북자 단체가 21일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강행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10여명은 오전 11시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주차장에서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전단 20만장을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비닐 재질로 제작된 전단에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과 북한의 경제적 빈곤을 비난하는 내용이 실렸다. 이승만·박정희 두 전 대통령 및 박근혜 대통령 사진, 남측이 경제적 부흥을 이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이 최근 대북 전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지난 8일에 보낸 대북 전단이 남서풍을 타고 원산 일대에 떨어졌는데 때마침 원산에 있던 김정은이 직접 전단을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진보연대 회원 20여명은 같은 장소에 모여 전단 살포 중지 및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북 전단 살포는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위해 신중하게 대처하라는 취지로 해당 단체 측에 전화 통화를 시도하는 등 설득 노력은 기울였다”면서도 “민간단체의 자율적 행동을 제한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남북고위급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은 20일 대북전단 살포가 우리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이 반공화국 삐라 놀음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부터 날카롭게 지켜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대는 이미 삐라 살포행위를 전쟁 도발행위로 간주하고 도발원점과 지원·지휘세력을 즉시에 초토화해 버리겠다고 천명했다”며 “결코 경고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北 “원점 초토화” 협박에도… 탈북단체, 대북 전단 20만장 살포 강행
입력 2014-09-22 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