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일인 지난 19일 오전 인천 남동구 모래내로 아시안게임 선수촌 입구에 있는 웰컴 센터. 칠순 동갑내기 이영순 최광자 권사는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선수촌 교회가 있는 NOC 서비스센터 건물로 들어섰다. 인천제2교회(이건영 목사) 성도인 이들은 선수촌 기독교관(선수촌교회·관장 최영섭 목사)이 이날부터 운영 중인 릴레이기도의 첫 번째 주자들이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영육 간에 강건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끝까지 붙들어 주소서.”
건물 5층 예배당 한 쪽에 자리 잡은 그들은 A4 용지에 빼곡히 적힌 기도제목들을 하나씩 읊어가며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3시간 가까이 기도를 이어갔다.
아시안게임의 막이 오르면서 선수촌교회를 중심으로 교계의 봉사·선교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인천 지역의 목회자와 성도들, 스포츠선교 사역자뿐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인 선교사들, 국제 선교단체 활동가들도 속속 인천에 모여들고 있다.
국제 스포츠선교 단체인 AIA(Athletes in Action·행동하는 체육인)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85개국에서 400여명의 활동가들이 사역하고 있는 AIA는 10여명을 한국에 파송했다. 선수촌교회 카페에서 만난 동아시아지역 담당 데이브 딜 AIA 코디네이터는 “선수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안정감을 누리면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우리의 중요한 사역”이라며 “아울러 복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촌교회 관장인 최영섭 목사는 사무실에서 또 다른 사역자들을 맞이했다. 1991년부터 24년째 러시아 등에서 사역을 펼쳤던 우동수(53) 선교사 일행이었다. 우 선교사는 “인천외국인선교단체 등과 함께 인천아시안게임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까지 한국에서 체류 중인 중앙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에도 현지에서 통역과 가이드 등 봉사와 간접선교 사역을 펼쳤다.
류병재(호주 실로암장로교회) 목사가 이끌고 온 호주단기선교팀의 팀원 10명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아시안게임 조직위 소속 통역 자원봉사자로서 의전팀 등에서 통역 봉사를 펼치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세 번째 봉사다. 리더 격인 류 목사는 “최선을 다해 조직위를 도우면서 성공적인 대회가 되는 데 일조하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라며 “나아가 우리의 통역이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들 사이에 ‘아이스 브레이킹(얼어붙은 마음 녹이기)’ 역할을 해 예수님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선수촌교회는 매일 오전 6시 새벽예배로 하루를 연다. 다음달 4일까지 영어성경공부 40여 차례, 영어예배 20차례, 주일예배(오전·오후) 등이 이어진다. 교회 사역과 카페 봉사 등을 위해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68개 인천지역 교회와 대한기독체육회 등이 돕고 있다.
인천=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아시안게임 선수촌교회 르포] 국제 스포츠선교 단체 등과 손 잡고 합심 기도
입력 2014-09-22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