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 “한기총 탈퇴 교단에 복귀 요청… 이단문제 같이 의논해 결론”

입력 2014-09-22 03:28 수정 2014-09-22 02:31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임 대표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기총의 역사성과 정통성 회복을 위한 과제 등을 밝히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기총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회복하고 한국교회를 갱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기총에서 탈퇴한 모든 교단의 복귀를 요청했다.

이 대표회장은 “한기총은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함께 한국 기독교의 양대 축”이라며 “한국 기독교의 80%가 보수인 상황인 만큼 한기총이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기총을 바르게 개혁해서 한국교회가 활성화되게 해달라는 요청을 어르신들로부터 많이 받았다”면서 “한기총이 정체성을 회복해 건전 보수단체로서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고 통일을 준비하는 단체로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최우선 과제에 대해 “탈퇴한 모든 교단이 복귀해 한기총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고 또 다른 단체를 만드는 건 옳지 않다”면서 “역사성을 가졌다는 건 잘못이 있더라도 반성하고 갱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복귀 의사를 밝힌 곳도 많다”고 소개했다. 한기총 내 이단 문제에 대해서도 “모든 교단이 들어와서 같이 의논하고 결론을 도출해낸 뒤 그 결론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기총이 정치적 편향성과 극우보수 성향을 보여 왔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치적 성향을 띠지 않고 자기반성과 회개를 앞세우는 순수한 기도회 등으로 이끌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기독교는 예언자적 사명을 통해 건전한 비판도 해야 하지만 기도회가 정치적 성향을 띠어선 안 된다”면서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기도회보다는 공직자들이 공의를 실천하도록 기도하는 기도회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한기총을 극단적 목소리를 가진 소수가 아닌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는 중도보수 성향의 연합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이 대표회장은 전체 교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전제하에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종교인 납세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5만5000개인데 그중 80%가 납세 대상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어려운 교회”라며 과세 대상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가 교회 헌금까지 세무 사찰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감당할 수 있는 교회는 모두 납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종교인이 납세하면 은퇴 후 연금으로 돌려주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대안도 제시했다. 이는 종교인 납세에 반대해온 한기총의 기존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 대표회장은 세월호 특별법 논란에 대해 “유가족들이 삶의 희망을 갖는 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특별법에 묶여 있다”면서 “순수하게 유가족들의 마음을 전달해 해결했으면 좋겠는데 정치적으로 영향력 미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힘 있고 가진 자들이 힘없는 사람을 돕는다는 기본적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고 정치적 이슈로 가니까 미궁에 빠지는 것”이라며 “힘 있는 사람이 양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