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클래식 무대 러시아 선율로 물든다

입력 2014-09-23 03:19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 지휘자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올 하반기 클래식 내한공연은 러시아 선율로 물든다.

러시아 대표 교향악단인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 독일의 도이치 방송교향악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모두 러시아 음악을 주요 레퍼토리로 정했다. 특히 두 러시아 오케스트라는 러시아 음악만으로 진검 승부를 펼친다. 지휘 거장인 유리 테미르카노프(76)와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82)가 각각 차이콥스키를 어떻게 해석할지 관심거리다.

1882년 설립된 상트페테르부르크 필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테미르카노프가 25년 동안 조율해온 이 악단은 화려함보다는 꽉 찬 소리의 울림으로 관객을 감동시킨다. 내한 공연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10월 9∼10일 펼쳐진다. 9일에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과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협연 클라라 주미 강), 10일에는 차이콥스키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피아노 협주곡 1번(협연 조성진), 림스키 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가 연주된다.

40년 동안 함께해온 지휘자 페도세예프와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은 11월 21일 오후 8시 용인포은아트홀, 22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의 뜨거운 심장’으로 불리는 페도세예프는 호방하고 묵직한 음악을 만든다. 이 교향악단은 1993년 러시아 정부가 ‘차이콥스키 심포니 오케스트라’라는 공식 명칭을 수여했을 정도로 차이콥스키 전문이다.

21일에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과 로코코 변주곡(협연 첼리스트 표도르 첼레루브),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곡’을 들려준다. 22일에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 ‘겨울날의 환상’,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혁명’을 연주한다.

이뿐 아니다. 거장 마리스 얀손스(71)가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선택도 러시아 작곡가다. 11월 1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 19일 오후 8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도이치 방송교향악단도 카렐 마크 시숑(43)의 지휘로 오는 25일 오후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협연 손열음)과 글린카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을 연주한다.

유명 교향악단들이 일제히 러시아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공연 관계자는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러시아 음악은 한국인 기질에 잘 맞는다. 은유나 비유 없이 직선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훨씬 더 가슴에 와 닿는다”고 분석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