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괴력 역사’ 엄윤철 세계를 들었다… 北에 ‘첫 금’ 선물

입력 2014-09-22 03:13
북한 역도의 간판스타 엄윤철이 20일 인천 달빛축제정원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역도 56㎏급 용상 2차 시기에서 166㎏에 성공한 뒤 펄쩍 뛰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 152㎝, 몸무게 56㎏의 몸에선 놀라운 괴력이 뿜어져 나왔다. “엄윤철, 엄윤철!” 바벨이 플랫폼에 쿵 떨어진 순간 북한 역도 스타의 이름이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엄윤철(23)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지난 20일 인천 송도동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역도 56㎏급 A그룹 경기에서 엄윤철은 인상 128㎏·용상 170㎏·합계 298㎏을 들어올려 정상에 올랐다. 엄윤철은 인상에서 128㎏ 밖에 들지 못했다. 반면 라이벌 탓 킴 뚜안(20·베트남)은 134㎏을 들어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차이는 6㎏. 그러나 엄윤철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용상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심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용상을 시작한 엄윤철은 1차 시기에 160㎏을 들어올리며 합계 2위로 올라섰다. 2차 시기에선 가볍게 166㎏을 들었다. 엄윤철은 합계에서 탓 킴 뚜안과 같은 무게를 들었지만 몸무게가 적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하이라이트는 170㎏에 도전한 용상 3차. 여기에서 성공하면 세계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당당한 걸음으로 플랫폼에 들어선 엄윤철이 괴력을 발휘하니 170㎏의 쇳덩이가 공중으로 붕 떴다. 경기장을 찾은 북측 응원단과 한민족 응원단은 “엄윤철, 최고다”, “우리는 하나다”를 연호하며 세계신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엄윤철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2012 런던올림픽 때였다. 당시 그는 56㎏급에서 인상 125㎏·용상 168㎏·합계 293㎏을 들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 역도는 런던올림픽 때 엄윤철과 함께 62㎏급의 김은국(26), 여자 69㎏급의 림정심(21)이 금메달을 따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북한 역도를 이끄는 이들 3인방은 인천아시안게임에 모두 출전했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북한 역도는 당분간 경량급에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