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엔 이슈가 많다. 수 개월간 지속되며 두 수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된 KB금융 사태와 함께 하나·외환은행 조기 합병, 우리금융 민영화 등 아직 굵직한 이슈들이 남아있다. 기업의 가치 변화와 시장 변동에 가장 민감하고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가다. 주가변동을 통해 각 금융지주사의 현재 상태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상황도 전망해볼 수 있다.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금융지주사는 단연 KB다.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시끄러웠고 연초엔 KB국민카드가 카드정보 유출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내홍까지 벌어졌지만 온갖 악재에도 배당수익과 탄탄한 리테일 기반 덕에 KB금융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 4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를 뒤집어 중징계를 내린 뒤 전날 4만3000원이었던 주가는 4만2600원으로 떨어졌고, 12일 금융위에서 임영록 회장의 징계 수위를 상향해 직무정지를 내리자 4만1150원까지 내려갔다. 19일엔 3만9800원까지 미끄러졌다. 하지만 시장에선 임 회장 해임으로 KB가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KB금융에 대한 경영진 내분이 마무리됐다”며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KB지주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KB 정상화를 위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나섰다.
하나금융지주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조기통합 발언이 나온 뒤 노조와 계속 갈등을 빚고 있다. 2012년 2·17합의서 체결 이후 양 행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같은 해 4월 4만4900원까지 올라갔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자 그해 말엔 3만47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9일 통합 선언문이 발표되면서 시장 기대감에 주가는 4만2900원으로, 전날보다 3.12% 올랐다. 이후 조기통합을 위해 열기로 했던 이사회가 무산되면서 다시 주가가 가라앉았으나 시장에서는 조기통합 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태 회장이 10월 내 통합 승인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행보가 주목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을 걸고 수행하겠다던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인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합병도 11월로 예정돼 있다. 민영화 기대감에 1만1000원대였던 주가는 6월 매각방식 최종 발표 이후 지난 12일 1만4500원으로 20%가량 뛰어올랐다. 공적자금 회수에는 긍정적이나 우리금융지주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규모가 커질 경우 우리은행 부담이 커져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이슈분석-주가로 본 하반기 금융지주 빅이슈] 갈길 바뿐데… 도처에 복병
입력 2014-09-20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