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도가니탕은 과연 관절에 좋은 것일까

입력 2014-09-20 03:54

소의 무릎뼈와 관절을 끓여낸 도가니탕은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보양식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뜨끈한 도가니탕이 생각난다며 입맛을 다시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습니다.

도가니탕이 무릎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도가니탕에 들어 있는 젤리처럼 말랑하고 투명한 연골이 사람의 무릎 관절 성분과 같은 콜라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도가니탕의 효과가 다른 고단백 음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합니다.

도가니탕의 콜라겐 성분은 소화될 때 아미노산으로 쪼개져 흡수됩니다.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은 단백질 분해로 생기는 최종 산물입니다. 이는 도가니탕이 아니더라도 다른 고단백 식품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게다가 도가니탕은 고열량, 고지방 음식이어서 비만이거나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되레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도가니탕을 먹을 때 가능한 한 소금 간이 밴 국물을 많이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은 “특정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손상된 관절이 낫는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며 “관절 건강을 생각한다면 도가니탕처럼 아무래도 소금 간을 더하게 되는 음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염도가 낮은 달걀이나 살코기 등 다른 단백질 식품으로 대체해 먹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