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는 무산됐지만 유럽 전역에서 불고 있는 분리 독립 ‘바람’이 쉽사리 가라않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리 독립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유럽 내 8곳이 언젠가 스코틀랜드처럼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바스크, 이탈리아의 베네토와 남티롤, 벨기에 플랑드르, 독일 바바리아, 덴마크 파로에섬, 프랑스 코르시카 등이 유력한 차기 분리 독립 후보지다. 이미 자치권을 확보했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곳이 많다.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스페인 제1의 도시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주(州)는 11월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민투표를 강행할 계획이다. 1714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에게 항복한 지 300년이 되는 올해 절치부심 끝에 완전 독립을 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카탈루냐 주민들은 고유 언어를 쓰며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 중앙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20%를 기여하고 있는 카탈루냐주 사수에 나섰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주민투표가 위헌이라며 모든 수단을 써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때 귀속된 북부 바스크주도 투쟁 중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주민의 59%가 분리 독립 투표 실시에 찬성했다.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와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베네토주 역시 ‘베네토 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우려는 시도가 과거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이 일대 주민 400만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주민투표를 벌인 결과 3분의 2가량이 이탈리아와의 분리를 원한다고 답했다. 중세시대 문화·건축·무역의 중심지로 1000년 이상 존립하다 1797년 나폴레옹에 의해 독립 지위를 잃은 베네치아 공국에 대한 향수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남티롤주도 독립 열망이 강하다. 애초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다가 1차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에 통합됐다. 주민 대다수가 독일어를 쓰며 알프스 인근 관광지로 지역 경제가 탄탄한 점도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남부와의 분리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남부에 비해 경제적으로 윤택한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도 독립을 원하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자치지방인 바바리아주는 2009년 여론조사에서 주민 20%가 독립이 더 낫다고 답했다. 1769년 프랑스에 귀속된 지중해 코르시카섬과 덴마크령인 대서양 파로에섬도 분리를 원하는 주민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부결] 유럽 8곳, 독립 열망 여전히 뜨겁다
입력 2014-09-20 0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