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폭행’ 세월호 유족 9월 19일 경찰 조사

입력 2014-09-19 04:18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리운전 기사와의 폭행 시비 장면을 담은 CCTV를 확보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19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7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뒤 한 건물의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유가족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짙은 회색 옷을 입은 남성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회색 옷의 남성을 둘러쌌고, 이어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말리는 사람까지 뒤엉키면서 주먹과 발길질이 오고갔다.

다만 영상 화질이 떨어지는 탓에 정확한 신원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18일 “영상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다각도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일단 일방 폭행인지, 상호 폭행인지 여부부터 집중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리기사와 행인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김병권 전 위원장 등 사건에 연루된 유가족 5명 모두 19일 오후 4시30분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치아가 부러져 따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도 같은 시간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기로 했다. 김 전 수석부위원장 등은 폭행사건 당시 팔과 치아 등을 다쳤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지 않고 우선 병원으로 가 치료를 받았다.

유가족들 역시 행인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리기사와 행인 등은 경찰 조사에서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는 “당초 18일 오전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으나 담당 경찰관과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출석 일자가 미뤄졌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임의 수사로 진행 중이지만 범죄 혐의가 상당한데도 출석 불응 사유가 분명해질 때는 강제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