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모디, 국경문제 마찰… 양국 개별 성명

입력 2014-09-19 04:15
인도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양국 간 경제협력과 국경문제 등을 본격 논의했지만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국경 문제가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양국 정상은 전날 구자라트주에 이어 이날 뉴델리 총리실 영빈관에서 90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하지만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공동 성명이 아닌 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개별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앞으로 5년간 인도에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회담에 앞서 인도 언론이 예상했던 1000억 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일본을 방문한 모디 총리에게 약속한 5년간 350억 달러보다도 적다. 그동안 인도는 미지근한 중국의 투자에 불만이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의 인도 직접투자액은 2000년 이후 14년 동안 4억 달러에 불과하다. 말레이시아(7억 달러) 폴란드(6억 달러) 캐나다(5억 달러)에도 뒤졌고 최대 투자국 영국(215억 달러)은 물론 일본(171억 달러) 미국(122억 달러)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양국은 이밖에 철도 고속화와 민간 원자력 발전 협력, 산업단지 조성 등 12개 협정에 서명했다.

정상회담을 지배한 것은 국경 문제였다. 모디 총리가 특히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경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국경지역의 평화가 양국 관계의 기초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은 국경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인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전날 시 주석과 회담에서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도 국경을 침범한 사실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현지 NDTV 등은 “17일 중국군 1000여명이 인도 북서부 라다크 지역의 실질통제선(LAC)을 넘어 인도 영토로 넘어왔다”면서 “인도군 3개 대대가 중국군에 맞섰다”고 보도했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선을 확정짓지 못한 3300여㎞ 구간에 사실상의 국경선의 역할을 하는 LAC를 설정해 놓고 있다. 중국은 최근 라다크 지역에서 도로 건설을 시작하며 인도와 마찰을 빚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 수미트라 마하잔 하원의장, 야당인 국민회의의 소냐 간디 대표 등을 만난 뒤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