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 이어갈 것”

입력 2014-09-19 03:4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양적완화 조치 종료 이후에도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대한 우려는 일단 진화됐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 조치)을 끝낸 뒤에도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월가에선 연준이 이번에 ‘상당기간’이란 표현을 삭제해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를 보낼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연준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내년 중반 이후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것에 대해 소시에테제네럴의 브라이언 존스 선임연구원은 “저인플레가 연준 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에 힘을 실어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상당기간’이란 말에 대한 고정적인 해석은 없으며, 금리 인상 시기는 FOMC의 경제상황 평가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지표가 크게 좋아지면 언제든지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옐런 의장이 모호한 발언으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겨둔 것이다.

또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내년 말 금리의 중간값은 1.125%에서 1.375%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일단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번 FOMC에서 조기 금리 인상이 언급되지 않음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거나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 자본 이탈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8일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FOMC 회의 결과를 따져본 뒤 “기존 정책스탠스가 유지된 것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