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박동일 목사)는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전북 부안 변산대명리조트에서 제99회 정기총회를 연다. 총회에서 치러지는 목사부총회장 선거에는 최부옥(양무리교회) 목사와 정대성(당항교회) 목사가 경쟁한다.
지난해 총회의 ‘교회세습 방지법’과 ‘여성공천 할당제’ 등에 이어 올해도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헌의안이 대거 올라왔다.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위한 활동’ ‘생명회복운동을 위한 활동’ ‘교회 절전소 운동 확장’ ‘생명밥상 빈그릇 운동 전개’ 등을 헌의했다. 사회·생태운동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는 기장 교단의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과의 교류 확대 방안도 눈길을 끈다. 총회 평화·통일위원회는 ‘북녘 동포를 위한 나눔사업 전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하는 기도회 개최’ ‘평화통일 월요기도회 전개’ 등의 헌의안을 제출했다. 이들 헌의안이 통과되고, 북측 교계가 수용하면 답보 상태에 빠진 남북 당국은 물론 남북 교회 간에도 소통의 통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인 납세 문제도 주요 논의사항이다. 경북노회는 “종교인 소득세가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명시된 것은 교계 차원에서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기독교 역사 이래 처음 일어나는 상황에서 총회적 입장과 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정부가 마련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종교인들에게 기타소득세를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북한산 기슭 아카데미하우스에 있는 총회본부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으로 옮기는 안건도 올라와 있다. 이 안이 통과되면 기장 총회본부는 오는 10월쯤 이전하게 된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총회장 김대현 목사)의 핵심 현안은 교단 부채 상환 문제다. 서울 여의도에 총회회관을 지어 지난해 입주한 기침 총회는 현재 3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다. 총 13개 층 가운데 4개 층 정도가 공실로 남아 있는 등 임대 수익을 올리지 못해 원리금 상환이 벅찬 상황이다. 기침은 이전에 총회 본부로 사용하던 서울 오류동 건물을 팔아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총회 관계자는 18일 “유지재단이사회에서 이번 총회에 오류동 건물에 대한 매각승인안을 상정했다”면서 “중대한 상황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총대들의 판단이 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총회에서 통과된 ‘여성목사안수 허용안’의 시행세칙이 어떻게 마련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만 30세 이상의 가정을 가진 남자’로 규정돼 있는 현행 세칙에 ‘여성’ 관련 사항을 함께 명시해야 하는데, 결혼 및 이혼 여부에 대한 규정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의 배후로 지목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유병언 구원파)와 유사한 교단 명칭 때문에 실추된 교단의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안, 재정적자 규모가 큰 부산 침례병원에 대한 대책도 논의된다.
총회 의장단 선거에는 곽도희(남원주교회) 윤덕남(서울 성일교회 협동) 목사가 총회장 후보로 등록했고, 제1부총회장에는 유영식(동대구교회) 목사가 단독 출마했다.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대전 침례신학대에서 치러지는 총회에는 1296개 교회 1500여명의 총대들이 등록했다.
진삼열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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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9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