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인생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열등감을 이기고, 외로움을 이기고, 악을 이기고, 닫힌 사고를 열어주고, 지적 실력을 한껏 올려주고, 자신의 한계를 이기는 파워를 길러주는 교육이 바로 학교의 사명입니다.” 잠깐만 머물겠다던 생각은 까맣게 잊었다. 중국 생활에 푹 빠져 10여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최 박사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청소년들을 길러내는 ‘스쿨 플랜터’의 비전을 품고 2003년 하얼빈에 중학교 과정의 만방국제학교 깃발을 꽂았다. 허허벌판이던 교정은 현재는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까지 갖춘 종합국제학교로 발전했다.
만방국제학교의 기초가 되는 성경 구절은 사도행전 1장 8절이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Power)를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는 말씀 중에서 세 가지 핵심 단어를 뽑았다. 바로 ‘성령, 파워, 증인’으로 성령 안에서 파워 인재를 만들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리더로 만들겠다는 게 최 박사의 꿈이다.
만방국제학교에는 입시지옥, 정글학교 등 소리 없는 전쟁터와 같은 일그러진 교육문화는 찾아볼 수 없다. 이 학교는 ‘Number One’을 넘어 ‘Only One’ 인재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최 박사는 설립자이지만 특별한 자리도 없이 화장실 청소 등 허드렛일을 도맡는 등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을 터치할 수 있는 독특한 교육문화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1세기형 인재 교육법 ‘세븐파워교육’이다.
“인성과 지성이라고 하면 흔히 들어왔던 말이어서 그런지 뭔가 좀 부족하죠. 그래서 ‘파워’가 필요한 거예요. 성적을 높이는 게 교육이 아니라 실력을 길러주는 게 교육이에요. 공부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에요. 다양한 파워를 기르는 거죠.”
최 박사는 자녀 교육으로 혼란스러워하는 한국의 엄마들에게 나아갈 방향에 대해 ‘두더지론’을 폈다. “두더지의 특성은 당장 앞만 보고 땅을 열심히 파는 거죠. 그런데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요. 한국 부모들이 지금 그래요. 멀리 안 보고 앞만 보는 거지요. 아이들도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요. 과연 행복한가요?”
최 박사는 밖에서 본 한국의 교육은 불안 그 자체라고 했다. 불안 마케팅에 휘둘려 부모와 아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부모와 학생들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자신은 카이스트와 스탠퍼드 등 내로라하는 명문 대학을 거치고 최고의 스펙을 쌓았지만 인생을 통틀어 최고 잘한 일이 ‘스펙을 때려치운 일’이라고 했다. 영혼 없는 스펙은 아무것도 아니며, 공허함만이 가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치열함이 넘치는 한국 교육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성적표를 들고 있는 한국 교육에 ‘파워’를 더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박사의 새로운 꿈은 국내에 제2만방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고교 2학년생 38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7월에는 자신의 고교 스승으로부터 학교를 건립할 땅도 기증받았다.
중국의 입시는 한국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치열하다. 최 박사가 설립해 개교 11주년 맞은 민방국제학교는 입시 성적은 매우 좋다. 중국 내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와 베이징대를 비롯해 인민대, 상하이 푸단대, 상하이 교통대 등의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최 박사는 최근 자신의 교육철학과 만방국제학교의 교육적 노하우 등을 담은 책 ‘세븐파워 교육’(베가북스)을 펴냈다. 최 박사는 글로벌 인재로 키워낸 지난 10년의 교육 성과를 7가지로 정리했다. 네트워크(소통과 인간관계 능력) 파워, 멘털(정신적 자신감) 파워, 브레인(생각하는 힘) 파워, 모럴(도덕적 능력) 파워, 리더십(글로벌 리더) 파워, 보디(먹는 것과 운동) 파워, 스피리추얼(의미 있는 삶) 파워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한국교육에 ‘파워’ 더하면 금상첨화” ‘세븐파워교육’ 전도사
입력 2014-09-20 03:02 수정 2014-09-20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