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복용 꼼짝 마!… ‘도핑 경찰’ 출동

입력 2014-09-19 04:43
윤정원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도핑검사관은 지난 1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의 인천아시안게임 결단식에서 도핑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도핑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자칫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DB

인천아시안게임이 19일 개막함에 따라 ‘스포츠 경찰’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윤정원(34) 도핑검사관은 18일 “도핑 없는 아시안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은 주사기 등 의료용 도구를 절대 소지해선 안 된다”며 “약물 처방이 필요하면 반드시 조직위가 인증한 의료시설을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검사관은 “약 2100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양성 반응을 보이면 24시간 내에 해당 선수에게 결과가 통보되며, 즉시 청문회가 열려 하루나 이틀 만에 메달이 박탈되는 등 제재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금지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입으로 직접 복용하거나 주사기로 스테로이드 계열(폭발적인 파워 상승), 조혈제 계열 약물(근육 내 산소공급 촉진)을 주입한다. 또 크림 형태의 스테로이드를 바르거나 산소운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의 적혈구를 투여하기도 한다. 불법 도핑은 날로 교묘해져 국제반도핑기구(WADA)보다 늘 한발 앞선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도핑관리실 47곳(선수촌 1곳, 분촌 1곳, 경기장 45곳)을 설치해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혈액 및 소변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는 도핑검사관은 총 350명이다. KADA 소속 도핑검사관이 66명이며, 외국에서 온 도핑검사관은 27명이다. 나머지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학생과 국제교류센터, 시민명예외교관 등 자원봉사 도핑검사관 양성 이론교육 이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18, 19일 현장실습 교육을 실시했다. KADA 주관으로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및 문학축구장에서 실시된 교육에서 자원봉사 도핑검사관들은 시료채취 과정 실습, 도핑검사관 역할 모의 수행평가 등의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도핑검사관증을 받았다.

윤 검사관은 “선수촌이 문을 연 12일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선수촌에서 수시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한다”며 “금지약물이 많이 적발되는 종목인 육상, 사이클, 역도 등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도핑 테스트가 한층 엄격해졌다. 기존 금지약물에 흥분제, 마약류, 카나비노이드, 부신피질호르몬 등 4종류가 추가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