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 그대-⑨ ‘한국 여자하키의 희망’ 김종은] “선배들이 쌓은 옛 명성 다시 이을게요” 포부

입력 2014-09-20 03:39

한국 여자하키 대표팀 에이스 김종은(28·아산시청)은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잊지 못한다. 당시 한국은 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 전후반 70분을 득점 없이 비기고 연장 30분마저 무득점으로 끝낸 뒤 승부타(페널티 스트로크) 끝에 4대 5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김종은은 광저우에서 아쉬움이 컸다.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한국 여자하키 중흥을 모두 놓쳐 버렸기 때문이었다.

여자하키는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히 메달을 수확한 효자 종목이었다. 여자하키는 1986 서울아시안게임부터 1998 방콕아시안게임까지 4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에 머문 후 2006 도하아시안게임 때는 4위로 밀려나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이 사이 금메달을 3회 연속 중국에 내주며 아시아 최강 자리도 빼앗겼다. 개인적으로도 국가대표 부름을 꾸준히 받고 있지만 아직 국제대회 금메달은 없다. 주니어 대표 시절 주니어월드컵에서 우승한 게 전부다.

이에 김종은은 한국 여자하키의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은은 19일 “옛 선배들이 잘했는데 지금은 하키 침체기인 것 같다”며 “선배들이 잘 쌓아 놓은 명성을 최선을 다해서 잇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광저우에서 중국에 진 우리는 이제 떨어질 데가 없다”며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려고 하는 마음이 선수단 전체적으로 더욱 강해졌다”고 전했다.

우승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여자하키는 특히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우승 청부사’ 김상열(61) 전 중국 여자 대표팀 감독을 고문으로 초빙했다. 김 고문은 공교롭게도 4년 전 광저우에서 중국 여자 대표팀을 맡아 한국을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인물이다. 김 고문의 합류로 최대 난적인 중국에 대한 맞춤식 전술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 고문은 “한국이 중국을 이기는 게 내가 여기 온 목표이고 대표팀이 날 데려온 이유”라며 “중국 모든 선수의 습관, 기술을 다 알고 있으니 그 선수들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조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자하키도 옛 명성을 잇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남자하키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1개씩 따내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광저우에선 4위에 그쳤다. 이에 남자하키는 2012 런던올림픽 후 독일 출신 명장 파울 리세크(67) 감독을 코치로 앉히는 등 새 피를 수혈하면서 금메달 사냥에 만반의 준비를 기울이고 있다. 한국 하키는 1986 서울아시안게임,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 이어 20년 만에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편 인천아시안게임부터는 하키의 경기 시간이 변경된다. 기존에는 35분씩 전후반 경기를 했으나 국제하키연맹(FIH)이 경기의 긴박감을 높이기 위해 15분씩 4쿼터로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인천=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