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대신, 백석과 통합안 조건부 통과

입력 2014-09-18 04:36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은 17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새중앙교회 대부도수양관에서 열린 제49회 총회에서 예장백석과의 교단통합 안건을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상대쪽이 제시한 통합 조건을 보고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예장백석 입장에서는 대신측이 내건 조건이 다소 굴욕적이라고 볼 여지가 있어 이를 총회에서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총대들은 “교단이 통합되기 위해선 교단명을 예장대신으로 하고 교단 역사를 우리 것으로 해야 한다”면서 “백석신학대학원 교명을 대신신학대학원으로 변경하고 운영권까지 대신 측에 넘겨야 한다. 3년이 경과되면 재단까지 우리 교단으로 넘겨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어 “총대 수를 5대 5로 동등하게 하고 이 같은 조건을 기록해 공증 받아오면 교단통합추진전권위원회를 교단통합전권위원회로 전환하고 통합을 추진한다”고 결의했다.

예장대신과 백석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소속 교회 수가 7000여곳인 국내 3위의 장로교단으로 도약한다. 장로교단 중 가장 많은 교회가 소속된 교단은 예장합동(1만1510여개)이며, 그 다음은 예장통합(8400여개)이다.

총회에서 채택한 교단통합추진전권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대신세계선교원은 백석세계선교원과 통합해 대신세계선교회라는 이름으로 운영된다. 총회회관은 예장백석이 서울 방배동에 건축예정인 지하 3층, 지상 6층의 건물을 사용할 예정이다.

양 교단의 통합 움직임이 구체화된 배경에는 1974년부터 77년까지 대한신학교에서 수학한 장종현 예장백석 총회장이 있다. 예장대신의 원로급 인사 중에는 장 총회장과 신학수업을 같이 받았던 인물도 있고, 장 총회장도 예장대신과 신학적 노선이 같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이 때문에 예장대신 내에도 ‘교단 출신 목회자가 중형교단을 일구고 목회 고향으로 돌아온다는데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존재한다.

이날 총회장에는 전광훈(서울 사랑제일교회·사진) 목사, 목사부총회장에 유충국(서울 제자교회) 목사가 추대됐다. 장로부총회장에는 이우식(서울 동선교회) 장로, 서기 이진해(수원 신영통제일교회) 목사, 회의록서기 박태현(서울 빛과사랑교회) 목사, 회계 손성준(서울 평안교회) 장로가 각각 선출됐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