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전부지 입찰… 현대차그룹 3社와 맞대결

입력 2014-09-18 03:17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이 17일 서울 영동대로(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입찰에 각각 참여했다. 입찰 결과는 18일 오전 10시에 나온다. 재계 1·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의 금싸라기 땅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여서 누가 승리할지 관심이 뜨겁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전부지 입찰에 참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입찰 마감인 오후 4시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함구하다가 마감 직후 입찰 사실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단독으로 응찰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전 사내이사들이 참석하는 경영위원회를 열어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한다는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의 계열사 1곳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3곳이 맞붙는 모양새가 됐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31조4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을 합치면 29조4000억원(현대차 17조6000억원, 기아차 5조7000억원, 현대모비스 6조1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의 각 계열사는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입찰 참여를 결정했다. 최종 입찰 가격은 실무진의 검토를 거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이재용 부회장이 최종 입찰가 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부지는 감정가액이 3조3346억원이므로 최소 4조원을 적어내야 낙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두 그룹은 하루 종일 긴장된 표정이었다. 상대 측 분위기를 파악하거나 정보를 캐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최소 두 곳이 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한 곳만 입찰시 우려됐던 유찰 가능성은 사라졌다. 제3의 주체가 입찰에 응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입찰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진행돼 18일 오전 10시 각 입찰 주체에게 결과가 통보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