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여의도 복귀 與 ‘차기’ 3강 체제 형성… ‘51년생 트로이카戰’ 조기점화?

입력 2014-09-18 03:14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여권 내 대권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유력 주자인 김무성 대표가 라이벌인 김 전 지사를 직접 중앙정치 무대로 복귀시킨 데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정몽준 전 의원도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양상이다. 김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의 ‘신경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951년생 동갑인 김무성 대표와 김 전 지사, 정몽준 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강 체제’를 형성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9월 둘째주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에 따르면 여권 차기주자 선호도는 김무성 대표(20.2%)가 9주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김 전 지사(10.5%), 정몽준 전 의원(8.7%) 등 순이다. 지난 10∼12일 전국 19세 이상 1500명 대상 유무선 전화조사 결과다.

선호도 1·2위를 달리는 김 대표와 김 전 지사는 일단 보수혁신의 한 배를 탄 운명이 됐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대권 라이벌인 김 전 지사를 끌어안는 ‘통 큰 모습’을 보여주면서 후한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6년 15대 국회 입성 동기로 친구 사이인 이 둘은 공천개혁을 중심으로 한 당 혁신안에 한목소리를 내며 현재까지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김 대표에 대해 “경쟁자 이전에 친구로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 눈에 보기 좋은 정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김 대표를 위협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는 면에서 ‘전략적 제휴’가 어느 시점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김 전 지사가 당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2016년 총선 승리에 한몫한다면 대권 카드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정 전 의원도 정치적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찾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만나고 중국의 IT 업체들을 둘러보는 등 ‘경제’와 ‘외교’ 행보에 적극적이다. 17일에는 중국의 대표적 IT기업인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 북한과 관련한 IT사업 추진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51년생 트로이카’가 물밑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김 대표와 최 부총리 사이의 신경전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16일 최 부총리가 밀어붙이는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방침에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재정 확대 기조에 대해 최 부총리와 의견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우선 과제로 민생 경제 살리기를 꼽는 김 대표가 잘못된 경제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는 시선도 있지만 대권 경쟁자에 견제구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너무 일찍 대권 레이스에 불이 붙으면 여권 내 균열만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