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잔여 임기 2년을 좌우할 11월 4일 중간선거 판세에서 ‘급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투표일이 7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쉽게 장악할 것이라는 중론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선거전망에서 민주당이 현재의 상원 과반의석을 유지할 확률이 50%를 넘는다는 예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자체 통계예측모델 ‘일렉션 랩’ 조사에서 민주당이 상원 과반의석을 차지할 확률이 51%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불과 수개월 전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이 80%를 넘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다. WP는 반전의 주요 원인으로 콜로라도주 마크 유달 민주당 상원의원의 승리 확률이 64%에서 94%로 급상승하고, 아이오와와 캔자스주의 공화당 후보 승리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점을 꼽았다.
허핑턴포스트도 이날 민주당이 상원 과반의석을 유지할 가능성이 53%에 달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의 자체 예측모델 ‘레오’는 판세가 초경합(tossup)이라며 양당이 상원 과반을 확보할 확률을 각각 50%로 계산했다. 3주 전에는 공화당 승리 확률을 60% 이상으로 예측했었다. 2008년, 2012년 미 대선 결과를 가장 정확히 예측했던 통계 전문가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서티파이브에이트’도 다르지 않다. 이 사이트는 12일 전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64%로 예측했으나 15일에는 55%로 크게 낮췄다.
이에 따르면 민주·공화 양당 간 초경합주로 분류된 콜로라도, 미시간,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네이트 실버는 특히 콜로라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 후보의 승리 확률이 22% 포인트나 각각 올랐다며 이 2개 주가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버는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액 우세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6월 말 현재 민주당 출신 상원의원 케이 하겐이 87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한 반면 공화당의 톰 틸리스 후보는 150만 달러에 그쳤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급격한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희망을 가져볼 만하게 됐다. WP는 경합 주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선전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들의 자체 경쟁력과 선거 모금 우세, 낙태 등 여성 건강 관련 이슈 선점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美 중간선거 판세 급반전… 민주당 상원 장악 청신호
입력 2014-09-18 0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