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가 파키스탄 해군 함정을 납치해 미국 함정을 공격하려다 실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파키스탄 보안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카에다는 지난 6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항에 정박 중이던 해군 호위함 ‘줄피카르호’ 납치를 시도했다. 해군에 위장 입대한 조직원 4명이 미리 배에 타 있었으며, 고무보트를 타고 접근한 6명이 밤을 틈타 승선하려다 보초를 서던 수병에게 발각돼 총격전이 벌어졌다. 위장 입대한 해군 소위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또 진압 과정에서 파키스탄 해군 하사관 1명도 전사했다.
특히 자폭한 해군 소위 오와이스 자크라니는 카라치의 고위 경찰관 아들로 다른 조직원들의 위장 입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정보 당국이 당혹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은 줄피카르호를 장악한 뒤 함대함 미사일로 공해상에 있던 미군 함정을 공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줄피카르호에는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함대함 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줄피카르호는 납치 시도 당일 인도양에서 열리는 국제해군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알카에다가 인도에 지부를 창설했다고 밝힌 상황에서 벌어졌다. 서방 안보 전문가들은 “만일 해군함정이 납치됐다면 2000년 10월 예멘 아덴만에서 발생한 콜호 사건보다도 더 큰 테러가 발행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당시 미 구축함 콜호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1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당국은 사건 발생 다음날 퀘타지역에서도 납치 시도와 관련해 해군 장교 3명을 체포했다. WSJ는 핵보유국인 파키스탄 정규군에 테러리스트가 침투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알카에다, 군함 납치해 美함정 공격하려다 실패”
입력 2014-09-18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