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신실한 하나님의 두 ‘일꾼’이 손을 맞잡았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의 주찬양교회 이승도(48) 목사와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사역하고 있는 임흥세(59) 선교사가 함께 축구 대안학교 설립에 나선 것이다.
국내외에서 각각 축구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 두 사역자는 수년 전부터 축구 대안학교 설립에 뜻을 같이하며 의견을 교환해 오다 지난해 10월쯤 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글로벌미션축구학교’라는 이름으로 남양주시에 세워질 이 학교는 선수 지망생들을 뽑아 축구는 물론 영성과 인성교육까지 병행해 미래의 선교자원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뛰어난 선수들은 해외 클럽이나 대학으로 진출시키고, 스포츠 마케팅이나 에이전트 등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이 목사가 교장을, 임 선교사가 이사장을 맡기로 했다. 학교와 기숙사로 사용하기 위해 주찬양교회 일부 공간과 교회 앞 4층짜리 건물도 마련했다. 내년 3월 초·중·고등학교 학생 60명을 선발할 계획이며 의료기관을 비롯한 몇몇 후원기관도 확보했다. 현재 영어집중교육을 담당할 원어민 교사들과 국내외 축구 지도자들을 물색하고 있다.
이 목사는 17일 “축구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물론 미래의 비전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까지도 함께 품고 주님의 사랑으로 교육에 임할 계획”이라며 글로벌미션축구학교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미션축구학교를 나온 이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 선교사도 이 학교 문제로 일시 귀국했다가 지난 10일 출국하는 자리에서 “글로벌미션축구학교의 성패에 내 여생을 걸고 싶다. 학교를 통해 훌륭한 하나님의 일꾼들이 많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축구선수 출신인 이 목사와 임 선교사는 일하는 스타일이 흡사하다. 하나님의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면 앞뒤 재지 않고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결국엔 성취하고야 만다.
이 목사는 목회 초기부터 유소년축구팀을 만들어 운영하다 점차 지경을 넓혀 취미반과 선수반을 포함해 초·중·고교생 100여명을 거느린 남양주FC를 창단했다. 뛰어난 안목과 추진력으로 남양주시를 비롯해 주위의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한 그는 현재 교회당에서 2㎞ 남짓 떨어진 곳의 옛 교회당 건물을 ‘남양주FC센터’로 만들고 남양주종합운동장을 비롯한 몇 군데의 전용훈련장도 마련했다.
임 선교사의 활약상도 많이 알려져 있다. 2006년 축구공 하나 달랑 들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들어간 그는 불과 3년여 만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그는 2010년 월드컵대회가 끝난 뒤 미지의 땅 남수단으로 사역지를 옮겨 새로운 신화를 엮어가고 있다.
현재 남수단 국가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과 축구국가대표팀 총감독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피터 뱁티스트 체육부 차관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면서 위암 수술을 받았는가 하면 각종 풍토병에 걸리고 교통사고까지 당하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다.
이 목사와 임 선교사는 요즘 글로벌미션축구학교 설립을 위해 온통 기도에 매달리고 있다. 이 학교가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배출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틈날 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두 사역자는 이 일에 한국교회가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목사는 “이 사역은 학원선교와도 연관돼 오갈 데 없는 청소년들을 교회가 품는 데에도 좋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도 꿈을 잃은 청소년들이 하나님 앞에서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축구선수로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임 선교사는 “축구선수의 80%가 고교를 마치고 선수생활을 접어야 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생의 비전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글로벌미션축구학교는 바로 그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주=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목사·선교사 손잡고 축구 대안학교 세운다
입력 2014-09-18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