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의 고위 간부가 공사 수주 청탁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간부는 납품업체 돈으로 가족 해외여행도 다녀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한전KDN의 A본부장이 특정 전기·통신공사업체에 한전 발주 공사를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한전KDN은 한전 자회사로 간부 대부분이 한전 출신이다. A본부장은 한전의 1급 간부를 거쳐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에 따르면 A본부장은 2009년 12월 한 전기·통신공사 민간업체 김모 회장으로부터 “한전 발주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계속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A본부장은 2010년 1월 김 회장을 따라 한전 직원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홍콩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천만원 상당의 여행 경비를 김 회장이 전액 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김 회장으로부터 명품시계 등 고액의 선물을 받은 정황도 확보했다. 특히 A본부장은 자녀 명의의 부동산 구입자금 수억원도 김 회장으로부터 제공받는 등 하청 업체와 지속적인 유착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본부장은 또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과거 한전에서 같이 근무했던 또 다른 업체 조모 대표로부터도 사업 수주 대가로 11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서울 서초구 한전KDN 건물의 A본부장 사무실에서 현금 1100만원이 든 서류가방을 발견해 압수했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 돈이 뇌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찰에 자료를 넘겼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단독] 한전 자회사 본부장, 납품업체서 뒷돈 정황 포착
입력 2014-09-17 07:23 수정 2014-09-17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