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청약 결과 분석… 1순위 마감, 서울 한강 이남·경기 신도시 집중

입력 2014-09-18 03:26

지난 1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 1순위 자격이 대폭 완화되면서 분양시장에 더 많은 청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1순위 조건 중 납입 기간이 내년부터 기존의 절반인 12개월로 짧아지고 청약가점제는 2017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자율운영 체제로 바뀐다. 게다가 정부는 3년간 대규모 공공택지를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분양시장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청약 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순위 마감 단지 배출 지역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청약 1순위로 마감된 아파트 단지는 전국에 74곳이다. 광역시도별로 대구가 16곳으로 가장 많고 부산과 경기가 각각 13곳과 11곳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광주(6곳) 경북(5곳) 서울·경남·충남(각 4곳) 전북·전남(각 3곳) 세종·충북(각 2곳) 울산(1곳) 순이었다.

이들 단지가 분포한 시군구는 37곳이다. 청약 1순위 마감 단지를 배출한 시군구는 부산이 7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6곳) 대구(5곳) 광주(4곳) 서울·경남·경북(각 3곳)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 청약 1순위 마감 단지는 서울의 한강 이남과 경기 남부에 집중돼 있다. 서울에서 1순위 마감 단지를 배출한 자치구는 강남·서초·강서구다. 강남구에서는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힐스 논현, 서초구에선 내곡지구 2·6단지, 강서구는 마곡지구 내 긴등마을주택조합 아파트인 마곡 힐스테이트가 1순위로 마감됐다.

경기에서 1순위로 마감된 아파트는 대부분 신도시·택지지구에 분양된 단지다.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에서 각각 3개 단지가 나왔고, 부천옥길·시흥목감·하남미사지구에서 각각 1개 단지가 배출됐다. 신도시와 택지지구가 아닌 곳에서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단지는 경기 광주의 e편한세상 광주역이 유일하다.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온 지역은 행정구역상 광주 부천 성남 시흥 하남 화성에 해당한다. 모두 경기 남부권이다. 1순위 마감 단지 중 부천옥길 A2블록은 분납임대, 시흥목감 B5블록과 동탄2신도시 A65블록은 공공임대, 하남미사 A7블록은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분양 단지다. 올해 인천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6곳에 그쳤다. 이 중 1순위로 마감된 단지는 없었다.

지방은 지역별 청약 쏠림 심해

지방에서는 일부 잘나가는 지역에만 청약자가 몰렸다. 청약 쏠림이 가장 심한 곳은 전남과 전북이었다. 전남에서는 8개 시군구에서 18개 단지가 분양됐지만 1순위 마감 단지는 광주전남혁신도시(나주)에서 3곳이 나오는 데 그쳤다. 6개 시군구에서 18개 단지가 분양된 전북 역시 전주완주혁신도시(전주)에서만 3곳이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부산은 대구와 함께 지방 분양시장 활황세를 이끌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지역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 1순위 마감 단지를 배출한 지역은 금정구, 동래구, 부산진구, 서구, 수영구, 연제구, 해운대구다. 부산 지역 1순위 마감 단지 13곳 중 4곳이 연제구에서 나왔다. 반면 강서구에서는 6개 단지가 분양됐지만 1순위로 마감된 곳은 없었다. 기장군, 남구, 사상구, 사하구도 마찬가지였다.

충남은 새 아파트가 공급된 7개 지역 중 천안에서만 4곳의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이들 단지는 모두 서북구에 위치해 있고 이 중 3곳은 아산탕정지구의 아파트였다. 충북은 5개 지역에서 새 아파트가 분양됐지만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온 곳은 청주뿐이다. 세종은 아파트 분양을 한 4개 생활권 중 최근 분양한 2-2생활권에서만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8개 지역에서 분양한 경북은 경산, 경주, 포항에서만 5곳의 1순위 마감 단지를 배출했다. 이 중 3곳이 경산에 몰려 있다.

대구와 광주에서는 1순위 마감 단지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대구는 달서구, 달성군, 동구, 북구, 수성구에서 16곳의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달성군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자치구도 각각 2곳 이상 배출했다. 광주는 광산구, 동구, 북구, 서구 등 아파트가 공급된 4개 자치구에서 모두 1곳 이상의 1순위 마감 단지를 냈다.

지역 같아도 분양조건 따져야

인기 지역에 분양된 아파트라고 모델하우스만 보고 청약에 나서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분양 조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부동산리서치팀장은 “1순위 마감 단지를 보면 입지, 분양가, 개발호재 등이 청약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청약 희망자는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온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개별 단지 분석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