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미실’의 작가 김별아(45·사진)가 장편소설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해냄)를 펴냈다. ‘채홍(彩虹:무지개)’ ‘불의 꽃’에 이은 ‘조선 여인 3부작’ 마지막 편으로 그의 12번째 장편소설이다.
16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어제 아들 대입 수시원서를 여섯 군데 넣었다. 고3 엄마로 사느라 올해는 너무 바빴다. 원고는 지난해 넘겼는데 이제야 책이 나오게 됐다”고 말을 시작했다.
어우동은 양반가에서 태어나 종친(宗親)인 이동과 혼인했지만, 소박을 맞은 후 여러 명의 남자와 관계를 맺은 죄로 성종 11년(1480년) 교수형에 처해진 실존 인물이다.
김 작가는 “누구나 마음속에 각자의 어우동 이미지가 있다. 나에게는 이보희씨가 출연한 영화 어우동으로 기억된다. 세상은 그를 탕녀 혹은 사랑의 화신, 또는 시대의 피해자로 해석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조선왕조실록에 16번이나 언급됐던 당시 문헌의 행간을 읽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만난 어우동은 상처받은 아이였다. 사랑받은 적이 없기에 사랑할 줄 모르는 한없이 외로운 아이였다. 또 허위와 허영과 허상에 엿을 먹이는 별종의 여인이었고, 여성을 억압하는 나라를 조롱하는 반항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랑의 상대에 있어 왕족에서부터 노비까지, 문신과 무신을 가리지 않고 신분과 지위를 무시한 평등주의자의 면모도 있었고, 시와 음악에 취한 탐미주의자이기도 했다”고 정의했다. “‘미실’도 그렇고 나는 끝까지 달려간 사람이 좋다. 어우동은 생을 다 걸고 사랑을 좇았던, 도덕과 윤리도 조금도 개의치 않았던, 시대를 초월한 분방한 캐릭터다.”
영화에서는 어우동이 남편에게 소박맞은 후 기생이 된다. 이 소설에선 쫓겨난 어우동이 자신의 독립공간인 집을 마련하고 시종과도 수평적인 관계를 맺는다. 작가는 “어우동은 무엇보다 인간 욕망의 비밀을 캐기에 골몰한 거침없는 탐험가였다”며 “여전히 정답은 없다. 그녀를 어떻게 읽는가는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베스트셀러 작가 김별아 장편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펴내
입력 2014-09-17 03:14 수정 2014-09-17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