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지정학적 위험인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동 불안,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등 ‘트리플 쇼크’로 흔들리고 있다.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의 저조한 성장 우려도 잠재적인 악재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리플 쇼크에 세계경제 휘청=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리플 쇼크를 반영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1%로, 내년은 3.5%에서 3.1%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성장률은 올해 1.2%에서 0.8%로, 내년은 1.7%에서 1.1%로 각각 하향 전망했다. 특히 스코틀랜드 독립문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OECD가 경고한 것은 처음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 태마키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직 지정학적 위험과 유로존의 부정적 경제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급격한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OECD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7.4%, 내년 7.3%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가 연성장률 7% 초중반대의 중속성장 구간에 있으나 부동산시장 위축 등 내수 부진으로 경기하방(성장률 하락) 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했다.
◇미 연준, 내년 3월 금리 조기인상설=미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정책 기조를 ‘더 매파 쪽’으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이르면 내년 3월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속속 제기됐다.
미국 키트코뉴스가 15일(현지시간) 전한 노무라 고객 보고서는 “미국의 회복세가 견고하며 노동시장도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면서 “FOMC가 이번에 (통화 정책)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손질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이사를 지내고 워싱턴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로 옮긴 애덤 포센은 15일자 마켓워치 회견에서 “내년 3∼4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FOMC 내 매파 견해에 갈수록 힘이 실리면서 재닛 옐런 의장 등 비둘기파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UCLA의 데이비스 슐먼도 내년 3월 인상 관측을 내놨다. 미국의 더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신문이 지난 11일 전한 바로는 슐먼은 연준이 내년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최소한 2016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 국제 금융시장 급변 가능성 대비=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국회 경제정책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선진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급변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면서 “내외 금리 차와 원화 약세 또는 강세 기대의 변화에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내외 금리 차가 축소되고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띨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와 속도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시기보다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연준이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가 먼저 시작될 것이기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스코틀랜드·중동·우크라 ‘트리플 쇼크… 글로벌경제 먹구름 몰려온다
입력 2014-09-17 03:26 수정 2014-09-17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