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회장 이영훈 목사가 16일 제20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이 회장은 1년4개월여의 임기 동안 갈라진 한국교회의 연합운동과 이단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이영훈호(號) 닻 올리다=한기총은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제19대 홍재철 대표회장 이임식 및 제20대 이영훈 대표회장 취임 감사예배’를 갖고 이 회장 체제의 개막을 알렸다. 이 회장은 자진사퇴한 전임회장 홍재철 목사의 잔여 임기인 2016년 1월까지 한기총을 이끌게 된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른 길로 이끄는 영적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십자가 안에서 교단·교파·교회 간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종식하고 본연의 연합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기총은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며 연합운동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연합하여 동거하는 교회’라는 주제로 설교했으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국가원로회의 이상훈 상임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등이 축사했다.
◇진보 교계도 이 회장 축하=이 회장은 전임회장 재임 당시 골이 파일 대로 파인 교계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한기총의 외연을 넓히는 과제를 떠안았다. 한기총은 홍 전 회장 재임 기간 때 주요 교단들이 탈퇴하면서 기하성을 제외하고는 회원사 대부분이 군소 교단으로 구성됐다.
이 회장의 출발은 소속 교단 관계자들만 축하했던 홍 목사의 19대 대표회장 취임 감사예배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축하영상을 보내온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 회장에 대한 교계의 기대를 짐작하게 한다.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장로회 출신 박종화 국민일보 이사장과 채수일 한신대 총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근상 전 회장 등이 축하영상을 통해 이 회장의 출발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교계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전체의 연합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한기총에서 탈퇴한 교단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의 대화채널 복원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이 이단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단문제는 한국교회 성장의 장애요소일 뿐 아니라 한기총과 한교연의 분열을 야기한 핵심 사항이다. 이단 척결에 앞장설 경우 한국교회 속에서 한기총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고 한교연과의 대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기총과 NCCK 두 곳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두 기관의 대화와 협력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구상하는 교회연합운동이 한교연과의 통합을 넘어 보수·진보교계의 화합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이영훈號 한기총 본격 출범 “한국교회 분열·갈등 종식에 모든 힘 쏟겠다”
입력 2014-09-17 04:50 수정 2014-09-17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