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과 네트워크 시스템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상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했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기술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인공지능을 갖춰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발표한 ‘인공지능(AI) 관련 유망산업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인공지능이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현실화되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인지능력, 학습능력, 이해능력, 추론능력 등을 실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1980년대 이후 컴퓨터의 소형화, 대용량화에 따라 인공지능의 하드웨어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패턴 인식, 기계 학습,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된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4대 산업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지능형 로봇, 지능형 감시 시스템, 지능형 교통제어 시스템 등을 꼽았다. 특히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주행 환경을 인식해 목표 지점까지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은 2025년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35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약 1억대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업체들 간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IT 업체는 자동차산업을 미래 최대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차량용 운영체제(OS) 선점 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우디와 벤츠, 닛산 등 완성차 업체들도 대부분 2020년 자율주행 자동차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지능형 로봇은 제조업 분야에서는 물론 군사, 의료, 건설 등 특수한 용도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또 가사, 장애인 보조, 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지능형 로봇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14%, 국내 시장 규모는 연평균 21%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제조업용 로봇이 전체 지능형 로봇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지만 서비스업용 로봇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동으로 특정 개체나 행위를 감지해 필요 시 사용자에게 알리는 지능형 감시 시스템과 기존 교통체계에 정보통신, 제어, 전자 등의 지능형 기술을 접목시킨 지능형 교통제어 시스템 시장도 약진하고 있다. CCTV를 이용한 보안, 산업재해 예방 등 분야에서 활용되는 지능형 감시 시스템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약 55억∼165억원으로 추정된다. 교통혼잡 및 교통안전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춘 지능형 교통제어 시스템의 세계시장 규모도 2011년 130억 달러에서 2015년 186억 달러로 연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우석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와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인공지능 상용화 시대… IT 강국 노하우로 치고 나가라
입력 2014-09-17 03:20 수정 2014-09-17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