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D-2] 댄스스포츠·용선·인라인롤러… 인천아시안게임선 볼 수 없다

입력 2014-09-17 03:38 수정 2014-09-17 07:39

당구, 댄스스포츠, 보디빌딩, 용선(드래곤 보트), 인라인롤러, 체스….

이 경기 종목들의 이름을 듣고 공통점을 즉시 떠올릴 수 있다면 진정한 하계 아시안게임의 팬일 것이다. 이들은 예전 아시안게임에서는 볼 수 있었지만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경기들이다.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안게임은 매번 경기 종목이 조금씩 달라진다. 시합이 별도로 진행되던 종목이 상위 종목의 세부 종목으로 편입되기도 하고, 이전 대회에는 없었던 새로운 종목이 들어오기도 한다. 있던 경기가 없어지기도 한다. 아시안게임 종목은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인천아시안게임 종목은 총 36개다. 종목들은 2011년 7월 14일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비준됐다. 골프, 수영, 양궁, 육상, 배드민턴 등 올림픽 종목 28개와 볼링, 스쿼시, 크리켓 등 비올림픽 종목 8개로 구성돼 있다. 지난 대회에 있었던 댄스스포츠, 용선, 인라인롤러 등 8개 종목이 없어졌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46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44개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OCA 규정이 바뀐 탓이다.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관계자는 16일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는 비올림픽 경기 종목을 정하거나 총 종목 수를 정하는 데 특별한 제약이 없었고 주최 국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면서 “그러다보니 종목이 40개가 넘어가기도 해 비용 문제 등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제한하는 새로운 OCA 규정이 2009년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개정된 OCA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종목은 올림픽 종목 28개와 비올림픽 종목 10개 등 총 38개 중에서 35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전체 경기 종목이 36개가 된 것은 볼링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비올림픽 종목에 포함된 볼링은 OCA 지정 비올림픽 종목에 포함됐다가 최종적으로 빠졌다. 그러나 주최 국가인 우리나라가 항의하면서 이번에는 경기를 치르게 된 특이한 경우다.

지금은 사라진 종목인 보디빌딩, 댄스스포츠, 용선 등은 당시 아시아 스포츠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종목으로 채택된 보디빌딩은 당시 우리나라가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2002년과 2006년 대회 도핑 테스트에서 근육 생성을 위한 약물 복용 사례가 끊임없이 적발되면서 2006년을 끝으로 아시안게임 종목에서 빠지게 됐다.

댄스스포츠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첫 정식 종목으로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은메달 7개, 동메달 3개 등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그러나 댄스스포츠가 지난해부터 열린 무도 아시안게임 종목에 포함되면서 하계 아시안게임 종목에서는 빠졌다. 용을 형성화한 보트를 타고 20여 명의 선수들이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젓는 용선 경기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OCA 지정 비올림픽 종목에서 빠지면서 이번에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없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