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로 엮어내는 다양한 퍼포먼스… 문학·음악·연극 등과 어우러진 영상

입력 2014-09-17 03:14 수정 2014-09-17 07:39
신체와 청소기, 인형 등이 뒤엉킨 정금형 작가의 ‘7가지 방’.
스위스의 9인조 그룹 코드 액트의 퍼포먼스 영상 ‘펜들럼 콰이어’.
‘퍼포먼스 독립영화제’라고나 할까. 신체를 매개로 하는 퍼포먼스가 문학, 음악, 연극 등 다른 장르와 어우러져 영상 작품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 코리아나미술관에서 11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코드 액트(Code Act)’. 퍼포먼스와 드로잉, 조각, 오브제,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국내외 작가 10명(팀)이 참여해 각각 대표작을 선보인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 퍼포먼스 ‘심폐소생술연습’을 선보인 정금형 작가는 자신의 신체와 청소기, 인형 등이 뒤엉킨 영상을 통해 주체와 객체, 자아와 타자의 관계에 대해 얘기한다. 미국 작가 조안 조나스는 단테의 ‘신곡’을 영상으로 해석했다. 실제 몸과 영상으로 투사된 가상의 몸이 중첩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우주의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작업이다.

스위스의 9인조 그룹인 코드 액트는 중력에 따라 몸이 움직이는 유압잭 위에서 아카펠라를 부르는 ‘펜들럼 콰이어’를 선보인다. 미국 작가 로리 시몬스는 카메라, 권총, 집 등 오브제를 의인화한 미니 뮤지컬을 통해 물질과 인간의 소통을 다루었다. 독일 작가 욘 복은 육체와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결합으로 부조리와 난센스, 역설의 상황 등을 보여준다.

미국의 실험연극 그룹인 우스터는 프랑스 고전시인 장 라신의 ‘페드르’를 21세기 테크놀로지로 번안한 공연 ‘투 유, 더 버디!’를 선사한다. 프랑스의 아티스트이자 연기자인 메리 레이드 캘리는 시지포스 신화를 토대로 19세기 여성의 고충과 해방에 대해 얘기한다. 유머 넘치면서도 음울한 분위기가 깃든 중·단편 독립영화 10편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관람료 2000∼3000원(02-547-9177).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