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D-3] 北 남자축구 첫 승전보… 중국 3대 0 완파

입력 2014-09-16 04:25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이 북한에 첫 승전보를 전했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대회 F조 1차전에서 중국에 3대 0 완승을 거뒀다. 북한은 14개 출전 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첫 걸음을 뗐다.

북한은 서현욱, 리혁철을 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는 공격적인 4-4-2 전술로 중국에 맞섰다. 북한의 선제골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터졌다. 북한은 서현욱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보낸 패스를 심현진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2분 서경진이 페널티아크에서 중거리슈팅을 날려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11분엔 리혁철은 중국 수비진 뒤로 파고들어 골키퍼를 제치고 쐐기골을 넣었다. 북한은 18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파키스탄과 F조 2차전을 치른다.

한편, 북한과 중국의 경기가 펼쳐진 인천축구전용구장은 북한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들썩였다. 남한의 시민사회·종교계가 구성한 남북 공동응원단 300여 명은 관중석 한쪽에서 꽹과리와 북을 치며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고 막대 풍선을 치면서 “통∼일조국”,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기가 끝나자 응원단의 한 남성은 그라운드까지 들어와 북한 골키퍼 리명국 등과 포옹하고 악수를 했다.

남북 공동응원단의 박경수(40) 사무국장은 “북측 응원단이 오지 않아 실망이 크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이 평화의 아시안게임이 되고 남북관계 회복의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도 이날 관중석에서 손에 인공기를 들고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북한 사진기자들은 경기장 기자석에서 북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취재했다. 일부 사진기자들은 필드로 내려가 다른 나라 기자들과 취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