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용, 청탁전화 걸고 그 자리서 1000만원 챙겨… 입법로비 의원 금품수수 백태

입력 2014-09-16 03:23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62) 의원이 입법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자리에서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 통과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민성(55)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이사장은 지난 1월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위원장실을 찾아가 신 의원에게 “교명 변경 법안에 대해 교육부 반대가 심하다.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신 의원은 즉석에서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쪽의 반대가 많은 것 같은데 한 번 잘 챙겨봐 달라”고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통화가 끝난 직후 5만원권으로 1000만원을 건넸다. SAC 교명 관련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 있던 같은 당 신계륜(60)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교육부가 난색을 표하자 교육부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신 의원을 로비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신 의원은 1월 20일과 2월 18일에도 교육부 담당 과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력을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신 의원 출판기념회 행사에 SAC 교수와 학생 60여명을 동원해 음악·댄스 공연 등을 진행했으며, 책값 320만원도 냈다. 같은 해 12월에는 신 의원에게 백화점 상품권 500만원어치를 건넸다.

신 의원은 출판기념회 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로부터 뇌물 336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한유총도 입법 로비 차원에서 신 의원에게 접근했다. 석호현(53) 한유총 이사장은 2012년 7월 신 의원이 교문위 위원장이 된 이후 매달 한 차례 이상 사무실을 찾아가는 공을 들였다. 신 의원은 지난해 4월 사립유치원의 양도·양수와 차입경영을 합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석 이사장은 석 달 뒤 신 의원에게 1000만원을 건넸지만, 신 의원은 “도와줄 때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 거절했다. 한유총은 신 의원 출판기념회 날짜가 결정되자 시·도 지부에 공문을 보내 행사 참석을 독려했다. 석 이사장은 출판기념회 사흘 전인 지난해 9월 2일 신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에 도와드리겠다”고 했고, 신 의원은 “알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유총은 출판기념회 당일 35명 명의로 30만∼400만원씩 모두 3360만원의 찬조금을 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15일 신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SAC 측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과 상품권 500만원 상당을 받은 신계륜 의원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후곤)는 철도부품 업체 AVT사로부터 뇌물 6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새누리당 송광호(72)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