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 대표 '빗나간 부업'… 불법 도박장 운영하다 조폭에 9500만원 뜯겨

입력 2014-09-16 04:06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다 폭력배에게 돈까지 뜯긴 연예기획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도박장소 개설 및 도박 등의 혐의로 소모(43) 황모(41)씨 등 연예기획사 대표 2명과 폭력배 출신 정모(34)씨와 고모(35)씨 등 모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한때 유명 여배우들을 발굴했던 연예기획사 대표인 소씨는 지난해 7월 초 서울 논현동 소재 자신의 사무실에 원탁, 트럼프 카드, 모포 등을 준비해 놓고 속칭 '바둑이' 도박을 할 수 있도록 불법 도박장을 개설했다.

소씨는 같은 해 7월 말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도박꾼 진모(57)씨와 공모해 인근 고급 빌라에 도박장을 추가로 만들었다. 도박 참가자들로부터는 시간당 3만원씩 사용료를 받았다.

우모(41)씨 등은 소씨의 도박장에서 거액의 돈을 잃자 사기도박을 당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카드에 이상은 없는지 반으로 잘라보기도 했다. 함께 도박을 벌였던 폭력배 출신 정씨를 찾아간 우씨 등은 소씨가 사기 도박을 벌였다며 돈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씨와 정씨 등은 지난달 소씨를 찾아가 "사기도박으로 번 돈을 물어내라"며 "연예기획사 대표가 사기도박을 했으니 언론에 폭로하겠다. 경찰에 신고해 감옥에 보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나중엔 다른 폭력배 출신 고씨도 가세했다. 이들은 겁을 먹은 소씨로부터 한 달 동안 18차례에 걸쳐 총 8400만원을 갈취했다. 또 소씨의 신용카드 2장을 빼앗아 유흥주점을 돌며 '카드깡' 수법으로 1100만원을 결제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