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장기화로 생명보험사들이 저축보험 등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을 다달이 인하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찾아볼 수 있었던 4%대 저축보험 상품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생보사들이 제공하는 보험 계약 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최고 10%대에 육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과거 판매한 7∼8%대 확정형 고금리 보험 상품에 대한 가산금리가 지나치게 높은 탓이라는 지적이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대형 생보사인 교보생명의 확정금리형 상품 약관대출 금리는 최고 연 10.5%로 10%를 넘어선다. 흥국·현대라이프·라이나·동양생명 등도 마찬가지다. 최고금리가 9.9%인 생보사도 삼성·한화·KDB생명 등 9개사에 달한다.
약관대출이란 보험 계약을 근거로 대출해주는 일종의 담보대출 상품이다. 담보대출의 금리가 10% 안팎으로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보험사들이 과거 판매했던 7∼8% 이상의 고금리 보험 상품 때문이다. 확정금리형 상품의 대출금리는 담보가 되는 보험 상품에 적용될 이율에다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연 8% 금리 적용 보험 상품 가입자가 해당 보험 계약으로 대출을 받는다면 대출이자는 ‘8+α%’가 되는 식이다.
문제는 이 α에 해당하는 가산금리가 2.5% 안팎으로 높다는 점이다. 가산금리는 보험사들이 대출을 취급하는 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정하는 일종의 수수료다. 대형 3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경우 가산금리가 각각 최고 2.3%, 2.5%, 2.6%에 달했다.
확정금리형 보험 계약 대출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은행권의 정기예금 담보대출에 붙는 가산금리가 통상 1.0∼1.25%인 것과 비교해도 배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2012년 보험연구원도 금융감독원 의뢰로 진행한 연구 결과 생보사들의 확정금리형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는 최고 2.0% 미만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보험사의 적정이윤, 운영비용 등을 감안해도 이를 넘는 가산금리는 지나치다는 지적이었지만 생보사들은 아직도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생보사들이 당시 보험연구원이 변동금리형 대출 상품에 대해 제시한 가산금리 상한선 1.5%를 대부분 지키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생보사들이 2000년대 초까지 판매된 고금리 보험 상품에 따른 역마진을 과도한 수수료로 갈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로는 확정금리형 상품은 거의 나오지 않고, 변동금리 상품 계약이 있으면 그쪽으로 갈아타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기획] 저금리시대… 보험 담보대출금리 10%대?
입력 2014-09-16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