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국 찾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 “한국음악은 강렬한 감정 덩어리… 놀라운 힘 있어”

입력 2014-09-16 03:52
효성 제공

“한국음악은 놀라울 정도로 힘이 있다. 원초적이고, 깊이가 있으며, 후음(喉音)을 많이 사용한다. 절기를 기념하는 곡이 많고, 남녀의 애정을 노래하고, 연민으로 가득 차 있으며, 강렬한 감정 덩어리이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59·사진)는 한국음악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며 “국악은 한마디로 한국문화의 강인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여년 전 국악을 처음 접한 그는 ‘실크로드 프로젝트’ 공연에 한국 전통음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1988년 요요마가 창단한 범세계적인 비영리 문화기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몽골 이란 인도 터키 등 옛 실크로드 지역에 위치한 나라의 음악가들을 모아 앙상블을 구성하고, 전 세계를 돌며 연주하고 있다. 음악으로 국경을 허물자는 취지다. 10월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효성의 후원으로 실크로드 프로젝트 15주년 기념공연을 갖는 요요마를 15일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그는 “음악은 섞이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라며 “서양의 아름다운 선율과 동양의 즐거운 흥을 조화시켜 흥겨운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크로드 앙상블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구성됐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협력하고 다른 문화를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중 ‘아리랑’이 눈에 띈다. 요요마는 “아리랑은 한국인의 깊은 정서가 배어 있는 작품이다. 연주를 하면서 이 곡에 대해 감탄하게 됐다. 아리랑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상징적인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약간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뒤 네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요요마는 다국적 성장 배경,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전 세계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인기비결에 대해 “인생에서 갈림길이 나타낼 때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올바른 길을 가려고 노력했다”며 “부모님은 항상 가장 큰 부분을 취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늘 레스토랑에서 계산서를 먼저 가지고 가려고 실랑이하는 것을 보았다. 또 (침몰하는) 타이태닉호에서 신사들이 여자와 어린이들에게 구명보트의 자리를 양보했다고 배웠으며, 일상에서는 항상 깨끗한 손수건을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며, 여성을 위해 문을 잡아주고 항상 변기 뚜껑을 내려야 한다고 배웠다”고 부연했다.

요요마는 가을에 발매될 새로운 실크로드 프로젝트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 앨범은 이 프로젝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사운드 오브 실크’의 개봉에 맞춰 나올 예정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