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CEO 리스크… KB금융·CJ 고전

입력 2014-09-16 03:30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직면한 KB금융지주와 CJ그룹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임영록 회장의 직무 정지로 경영 공백 상태가 된 KB금융은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5.22% 급락한 3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신한금융지주(5만1600원)와 하나금융지주(4만800원)에 뒤처지는 수준이다.

동부증권은 CEO 중징계 결정과 수익 추정치 하향을 근거로 KB금융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4만8500원이던 목표주가도 4만6000원으로 내렸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감독 당국의 비상체제 가동과 감독관 파견으로 KB금융의 정상적인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은행업 변혁기에 찾아온 경영진의 공백과 새 출발에 수반될 수밖에 없는 비용을 투자자들에게 참아달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두 수장(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공백으로 인한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이사는 “수장 공백기엔 영업 등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큰 부분에서 차질은 없다”며 “이번 사태는 단기적 이슈에 그칠 것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 하락은 싸게 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경영 공백이 길어지게 된 CJ그룹 계열사 주가도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CJ는 0.29% 내린 17만4000원에 마감했고 CJ E&M(-6.33%) CJ CGV(-0.57%) CJ씨푸드(-1.64%) CJ대한통운(-0.33%) 등도 하락했다. 총수 부재의 장기화로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J그룹은 대표적인 내수 기업이어서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내수가 살아나면 CEO 악재도 누그러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식품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내수 기업의 집합체’인 CJ그룹은 정부 내수 활성화 정책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