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국 참가”… 국제연합전선 급물살

입력 2014-09-16 06:06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 전선 결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IS가 미국인 2명에 이어 지난 13일 영국인 1명을 추가로 참수하면서 국제사회의 분노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영국 BBC 방송은 15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이라크 평화안보 국제회의’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외무장관들과 회동을 갖고 국제연합 전선 결성을 비롯한 IS 격퇴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현재 국제연합 전선에 군사적 또는 인도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나라는 40개국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에는 IS와 같은 이슬람 수니파 아랍국가 10곳도 포함돼 있다.

평화안보회의가 끝난 후 참가국들은 성명을 내고 “IS와 싸우는 이라크에 군사적 지원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전했다. 회의에는 공동 주최국인 프랑스와 이라크를 비롯해 미국, 영국, 러시아, 아랍국가 등 26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쉬’(IS를 지칭하는 아랍어)를 이라크 점령지역에서 제거할 긴박한 필요가 있다”며 이라크 정부에 국제법에 따라 적절한 군사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개막사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라크가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은 우리의 전쟁이므로 국제사회가 이라크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크게 4가지 전략으로 IS를 격퇴할 방침이라고 BBC는 전했다. 우선 군사적 대응에 나서고, IS가 이슬람 세계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 및 종교적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IS의 자금줄을 끊어놓고, 마지막으로 IS 대원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가입 차단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는 전날 IS와 연계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내국인 3명과 외국인 4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리 회의와 별도로 오는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주재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안보리 정상회의’에서도 IS 격퇴 방안이 심도 깊게 논의된다. 때문에 유엔본부 회의가 끝나는 내주 말부터 IS에 대한 군사공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랑스는 당장 이날부터 IS에 대한 공습에 대비해 이라크에서 정찰비행에 들어갔다고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이 밝혔다.

케리 장관은 국제연합전선과 관련해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군사원조를 하겠다는 동맹국이 많아 매우 고무돼 있다”고 성공을 자신했다. 특히 “이것은 원래 전통적 개념의 전쟁은 아니다”면서도 “미국은 알카에다를 대상으로 해 왔던 것처럼 IS와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이 이라크 주재 대사를 통해 ‘대쉬’와의 싸움에서 공조 가능성을 타진했다”면서 “미국이 ‘더러운 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