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풍향계’ 아이오와주… 힐러리 6년 만에 방문

입력 2014-09-16 03:11
미국 민주당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를 다시 찾았다. 2008년 1월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신예’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지 6년9개월 만이다. 그녀의 방문에 미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 것은 아이오와주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아이오와는 민주당이 역대 대선이 있는 해의 1월 초에 코커스를 개최해 후보 경선의 포문을 여는 곳이다. 그래서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이오와 남동부 인디애놀라에서 열린 톰 하킨 상원의원 주최의 연례 ‘스테이크 프라이(Steak Fry)’ 행사에 주요 연사로 참석했다. 정계를 은퇴하는 하킨 상원의원이 역대 37번째이자 은퇴 전에 마지막으로 주최하는 스테이크 프라이 행사였다. 스테이크 프라이 행사에선 대선 ‘잠룡’의 연설을 듣는 게 관례로 돼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의 대부분을 하킨 상원의원의 ‘업적’을 기리는 데 할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내가 대선 출마를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오늘은 그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공식적인 2016년 대선운동의 시작이라고 해석했다. 하킨 상원의원을 줄곧 치켜세운 데에서 아이오와 민주당원들의 마음을 사려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했다.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리를 함께한 것도 정치적 의미를 명확하게 했다.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들은 ‘레디 포 힐러리(Ready for Hillary)’ 등의 지지 팻말을 들고 환호를 보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다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아이오와에 다시 와서 정말 기쁘다. 또다시 7년이 흘러가도록 하지 말자.”

이날 공개된 CNN 방송과 여론조사전문기관 ORC의 공동조사 결과, 아이오와 등록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의 53%가 차기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찍겠다고 답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15%, 7%에 그쳤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