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7 노바’ 타보니… 고속구간서 더 돋보이는 정숙함·힘과 부드러움 조화

입력 2014-09-17 05:02 수정 2014-09-17 07:39

SM7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자존심과 같은 차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회장도 이 차를 탄다. 최근 부분변경돼 출시된 ‘SM7 노바’(사진)에선 ‘내 갈 길을 간다. 남들이 뭐라든’이라고 하는 듯한 르노삼성의 고집이 엿보였다. 이 차는 최근 시장의 키워드인 ‘디젤엔진’ ‘연비’ 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부드럽고 정숙한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믿음이 개발의 바탕이 됐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지난 3일 부산에서 연 출시행사에서 “SM7의 핵심 개념은 ‘다름’(different)”이라며 “누구나 다 타는 차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차를 내놨다”고 강조했다.

시승에서 SM7 노바는 확실히 ‘요즘’ 차와 달랐다. 시동을 건 이후부터는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함을 유지했다. 카펫 위를 살포시 지나는 듯한 부드러움은 저속구간을 넘어 고속구간까지 이어졌다. 속도를 100㎞ 이상 올렸을 때도 별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동급에서 유일한 6기통 VQ 엔진이 정숙함을 가능케 했다.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8㎏.m으로 힘도 부족하지 않다. 시승한 차는 세 가지 2.5ℓ 모델 가운데 가장 상위급인 RE다.

이 차는 40대 중반 이상을 겨냥한다. 그래서인지 연비 개선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 금정구 하정로∼울산 울주군 간절곶∼부산 해운대구 동백로까지 80여㎞ 구간에서 연비는 7.0㎞/ℓ대가 기록됐다. 길이 막히는 국도 구간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정숙성이 최우선 가치라는 제작사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봐야 한다. 공인연비는 10.2㎞/ℓ다.

SM7 노바에는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라는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 장착됐다. 스마트폰의 티맵 내비게이션이 와이파이(Wi-Fi)를 통해 차의 화면에 나타난다. 티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타깃 계층인 장년층이 ‘빌트인 내비게이션’ 대신 티맵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다. 국내에서 출시된 대부분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지만 일부 호환이 되지 않는 스마트폰도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디자인 변경은 전면부에서 눈에 띈다. 후드의 양 옆에 볼륨감이 더해져 부드러우면서도 덩치가 커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2.5ℓ 모델은 각각 3040만원(SE), 3240만원(LE), 3490만원(RE)으로 기존 2992만∼3395만원에 비해 가격이 올랐다. 3.5ℓ 모델은 LE35가 3520만원, RE35가 3870만원이다.

부산=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