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삼성·LG 분쟁… 과거 사례는

입력 2014-09-15 04:41
삼성전자가 '독일 세탁기 파손 사건'의 당사자로 LG전자 조성진 사장을 지목하고 14일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는 강수를 뒀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는 반드시 LG전자를 손보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싸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두 경쟁사는 기술 특허, 제품 성능 등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 왔다. 대표적인 것은 '냉장고 용량' 분쟁이었다. 두 회사는 서로 자사 제품의 냉장고 용량이 더 크다고 설전을 벌였다. 문제가 된 제품은 LG전자의 910ℓ 냉장고와 삼성전자의 900ℓ 냉장고다. 그러다 삼성전자가 2012년 8월 양사의 냉장고를 눕혀놓고 자사의 냉장고에 물건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기름을 부었다. LG전자는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수백억원의 쌍방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법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냉장고 논쟁은 잠잠해졌다.

지난해 3월에는 에어컨 시장점유율이 문제가 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조사업체 GfK 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정용 점유율 1위'라는 TV 광고를 내보낸 것이 문제였다. LG전자는 이 광고에 대해 한국방송협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통계자료의 신뢰도를 문제 삼았다. 삼성전자가 광고 문구를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에어컨 싸움은 일단락됐다.

2012년에는 검찰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임직원 등 10여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디스플레이 분쟁도 일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LG디스플레이도 이에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술유출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악화됐다. 결국 정부까지 중재에 나섰고, 지난해 9월 양사가 협상 끝에 서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분쟁을 끝맺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