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월 13일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전년도보다 재수생이 많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수생 성적이 재학생보다 높게 나타나므로 재수생이 많을수록 재학생이 불리해진다는 게 통설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지원자가 64만619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128명 감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학생 49만5027명(77.3%), 재수생 13만1538명(20.5%), 검정고시 등 1만4054명(2.2%)이었다(표 참조).
전체 응시자는 줄었지만 재수생은 많아졌다. 지난해 재수생은 12만7634명(19.6%)이었는데 올해 3904명 증가했다. 재수생 수는 4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2011학년도 15만4661명, 2012학년도 15만1887명, 2013학년도 14만2561명, 2014학년도 12만7635명으로 그동안 ‘내리막길’이었다.
재수생 증가 원인은 3가지 정도로 풀이된다. 먼저 올해 영어를 시작으로 수준별 수능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지난해에는 영어가 A·B형으로 분리되면서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라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재수보다 하향 안전지원 경향이 나타났는데 올해는 불확실성이 줄어 (재수가) 늘어난 듯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준별 영어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많이 받았던 상위권 고득점 학생들이 대거 가세했다는 게 입시업체들 분석이다.
6·9월 모의평가를 통해 ‘쉬운 수능’ 기조가 확인된 점, 의·치대 학부 신입생 정원이 증가한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이 의·치과 대학으로 대거 전환되면서 학부 신입생 정원이 올해 900여명 증가했다. 의·치대는 수능 위주의 정시 모집에서 학생들을 많이 뽑는데, 수능은 재수생 강세 영역이다. 이는 대학에 다니며 대입에 재도전하는 ‘반수생’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이 쉽게 나오는 것을 보고 2∼3개월 바짝 공부하면 승산이 있겠다 싶어 수능에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역별로는 국어 A형 47.9%(30만6193명), B형 52.1%(33만3472명), 수학 A형 73.0%(44만30명), B형 27.0%(16만2993명)이었다. 수학은 A·B형 비율이 지난해와 유사했지만 국어는 B형(문과형)이 6% 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이는 이과형인 A형이 지난해 수능에서 예상보다 까다롭게 출제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수능 응시 재수생 4년 만에 늘어… 수준별 수능 단계 폐지 영향
입력 2014-09-15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