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집값 ‘들썩’… 목동·상계동엔 매물이 없다

입력 2014-09-15 04:53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집값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크게 올리거나 추가 가격 상승을 노리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9·1부동산 대책의 대표 수혜지인 서울 목동·상계동 일대와 강남 재건축 단지 등에선 매물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3억7000만원에 거래되던 20평 아파트가 지난 1일 정부 대책 발표 직후 4억2000만원으로 5000만원 뛰었다"며 "전에는 워낙 거래가 안돼 부동산 중개업소에 제발 좀 팔아달라고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있는 매물이 없다"고 14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에 아파트를 팔아치운 사람들도 꽤 있는데 며칠 사이에 5000만원을 날린 셈이어서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며 "호가가 갑자기 뛰자 집을 사려던 사람들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와 상계 주공아파트 등은 이미 추석 전 웬만한 매물이 다 팔렸다. 이들 아파트는 기존보다 1000만∼5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고 추석 이후 호가가 더 뛰었다.

9·1대책 발표 전 6억2000만∼6억3000만원에 거래되던 목동 신시가지 7단지 89㎡는 추석 직전 6억5000만∼6억6000만원에 팔렸다. 지금은 더 올라 6억8000만∼7억원을 호가한다. 같은 아파트 66㎡는 기존 4억5000만∼4억7000만원에서 5억원까지 올랐다.

상계동에선 지난달 말까지 3억원 정도에 팔리던 보람아파트 109㎡가 현재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60㎡의 호가는 1억8000만원으로 1000만∼1500만원 올랐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추석 연휴 이후 문의전화가 더 늘었다"며 "전세 물건도 없다 보니 주로 신혼부부나 주택형을 넓혀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평균 1000만∼2000만원 오른 값에도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 역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호가가 치솟았다.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13억∼13억5000만원으로 9·1대책 발표 전보다 최고 1억5000만원 올랐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9·1대책 이후 호가가 3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단지는 최근 2∼3년 사이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신규 분양을 앞둔 건설사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GS건설이 위례신도시에 이달 말 분양하는 위례자이 아파트 분양사무소에는 전화 문의가 배 이상 늘었다. 삼성물산이 서초동 우성3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등은 문의전화가 4배 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추석 연휴 이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일반 아파트 시장도 거래가 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집값이 단기 급등한 곳은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 가격이 추가로 오를지, 조정기를 거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