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번엔 영국인 참수…또 다른 영국인 참수 위협

입력 2014-09-15 05:56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에 이어 이번에는 영국인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IS 격퇴를 위해 시리아로 공습 범위를 확대한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전선에 참가하려는 국가에 보내는 경고 성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라산(Khorasan)'이라는 IS보다 더 위험한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이 나타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첫 영국인 인질 참수=AFP통신 등은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을 인용해 IS가 영국인 데이비드 헤인즈(44)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9일과 지난 2일 미국인 참수 당시 등장했던 영국식 억양의 IS 요원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영국과 미국의 동맹이 영국의 파멸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영국인들을 피비린내 나는 또 다른 전쟁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에 참여하는 정부들은 뒤로 물러나라"고 경고했다. 이어 동영상 말미에는 IS에 억류된 또 다른 영국인 앨런 헤닝이 등장했으며 IS 요원은 다음번에는 헤닝을 참수하겠다고 위협했다.

프랑스 구호단체 '기술협력개발기구'에서 일했던 헤인즈는 1999년부터 구호활동에 투신해 크로아티아와 리비아, 남수단 등지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3월 다른 직원과 함께 시리아에서 난민캠프 부지를 둘러보고 터키로 돌아오던 중 납치됐다. 시리아에서 활동한 지 겨우 10일 만이었다.

헤인즈의 가족은 참수 소식을 접한 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인종과 신념, 종교에 상관없이 도왔던 사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구호단체 직원을 비열하고 끔찍하게 살해한 악마의 행동"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IS가 잔혹행위를 거듭하면서 이들을 '이슬람국가'로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무슬림 고위 성직자들은 캐머런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이들을 이슬람도, 국가도 아니다"며 "비이슬람국가(UnIslamic State)라는 뜻의 UIS로 불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IS보다 더 위험한 '호라산'을 주의해라=AP통신은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호라산 그룹이 IS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미국 관리들이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라산은 주로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출신들로 시리아에 잠입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시리아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대항하기 위해 알카에다 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보낸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통신은 호라산 그룹이 예멘의 폭탄 전문가와 공모해 미국과 영국 등의 항공기 테러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