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황석영(71·사진)이 독일을 찾아 세월호 참사에 얽힌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비판하고 정부에 결여된 공공성 가치의 회복을 위해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석영은 13일 오후 베를린 한 공연장에서 열린 연례 베를린 국제문학페스티벌의 초청 강연자로 나서 미리 배포한 원고와 현장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황 작가는 “청해진해운이 1980년대 신군부 전두환 정권과의 유착을 통해 사업에 성공한 재력가의 소유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연안여객운송사업이 정부 관료와 민간 사업가가 공고하게 결탁해서 특권과 이익을 점유하는 가히 조직화한 범죄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세월호 침몰은 탐욕과 비리의 합작이 낳은 극히 한국적인 재난이었음이 다시 한 번 밝혀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역대 개발주의 정권이 온존시킨 정경유착의 구조가 고정화되고 악질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바로 세월호 참사였던 것”이라고 재규정했다.
이어 “정부는 아직도 성장과 효율성과 일체화된 통치력이라는 신화에 발목 잡힌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며, 이는 신자유주의와 결합해 과거보다 더욱 악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세월호는 탐욕·비리 합작 개발독재 망령에 사로잡혀”… 황석영, 베를린 문학페스티벌서 강연
입력 2014-09-15 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