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회개 작업 최소 10년은 해야 희망… 한국복음주의협 월례발표회

입력 2014-09-15 03:26

“세속화되고 부패한 신앙을 버리고, 철저한 개혁·갱신을 통해 교회의 본질을 되찾자.”

‘한국교회의 미래와 우리의 책임’을 주제로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순환로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월례발표회에서 주요 목회자들은 한국교회의 과제를 이같이 제시했다.

손인웅(서울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전망하며 “적극적으로 영성과 도덕성을 회복하지 않는 한 희망은 없다”고 단언했다. 손 목사는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야만 희망의 문이 열린다”며 “교회는 오직 하나님만 뜨겁게 사랑하는 영성과 진실하고 정의로운 삶을 추구하는 도덕성,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이우(종교교회) 목사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자’는 제목의 발표에서 “더 이상 목회를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복음과 교회와 성직자와 성도됨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나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고 있는가’를 날마다 자문하며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목사는 “‘더 처절하게 얻어맞고 나서야 깨닫고 돌이킬 것’이라는 예레미야서의 메시지가 지금의 한국교회에 적합한 것 같아 두렵다”며 한국교회의 반성을 요구했다. 그는 “그동안 교회가 걸어야 할 길을 가지 못한 것과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을 성찰하고 회개하는 작업을 향후 최소 10년은 해야 한다”며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연구와 신학의 재건, 사회에 대한 정확한 통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병금(강남교회) 목사는 “또 하나 시급한 문제는 연합기관을 속히 하나로 정립하는 것”이라며 “건전한 교단의 대표들이 모여 한기총과 한교연을 망라한 연합기구를 만들고, 진보진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도 협력해 교회 갱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영(인천제2교회) 목사도 “목회자들이 욕심을 버리고, 연합과 일치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책임이자 의무”라며 “연합기구 아래 전문성을 가진 단체를 두고, 교회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재혁(분당 지구촌교회) 목사는 “한국교회는 지역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교회가 민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남북 분단과 이념대립, 이혼 및 저출산 등 다변화된 가정문제, 리더들의 책임감 부재 등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아픔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