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교회가 무너지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라요. 옛날에는 한국교회가 잘했다고 위안하며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창립 90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한국교회 국제관계의 역사와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토론회에서 감리교신학대 박창현 교수는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세계선교 기여’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한국교회의 성장이 멈춘 이유를 공신력을 잃은 ‘교회 자신’에서 찾았다.
박 교수는 교회가 다시 일어서려면 크리스천들이 사회와 소통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의 선교론은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는 말씀에 근거한다”며 “땅 끝까지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교회 안에 끼리끼리 모여 세상과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전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땅의 소외되고 가난한 자, 억눌리고 장애를 입고 슬픔에 갇힌 자를 찾아가 함께 울고 웃어 줬다”며 “교황이 보여준 실천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된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YMCA 에큐메니컬 운동의 선교적 과제’를 발표한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이윤희 사무국장도 “청년들이 한국교회에 희망을 갖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비관적”이라며 “한국교회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대다수 한국교회는 물질적 탐욕 등 세상적 질서에 순응하는 시스템”이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은 “기독교는 세상의 질서와 다른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주권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의 희망의 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치유와 위로이자 사랑과 평화, 생명을 향한 고백”이라며 “교회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통해 이러한 하나님의 통치질서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동아시아론과 진보’라는 발제에서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성경의 구절이 기독교 사상의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며 “교회가 국제사회에서 관계를 맺을 때도 이 말씀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교회 공신력 잃어가 사회와 적극 소통을… NCCK 90주년 기념 토론회
입력 2014-09-15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