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내부 분열 양상… 독립 찬반 여론조사 혼미

입력 2014-09-15 03:30
영국 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스코틀랜드 주민투표(18일)를 앞둔 마지막 주말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엇갈리게 나타났다. 특히 찬반이 세대별로 갈리면서 내부 분열 양상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인 ICM 리서치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분리독립 찬성이 54%로 반대 46%를 8% 포인트 앞섰다. 이는 지금까지 여론조사 중 찬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반면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와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엄의 조사에서는 분리독립 반대가 53%로 찬성 47%를 앞질렀다. 좀 더 심층적인 조사인 패널(panel) 조사에서는 독립 반대가 51%, 찬성이 49%로 격차가 줄었다. 전날 발표된 가디언과 ICM의 조사에서도 반대가 51%, 찬성이 4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들은 부동층의 표심이 투표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디언과 ICM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7%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 9일 여론조사업체 TNS 조사에서는 부동층이 23%로 나타났다.

분열 양상도 우려되고 있다. 가디언-ICM 조사에서는 25∼34세 청년층에서는 독립 찬성(57%)이 반대(43%)를 14% 포인트 앞섰지만,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반대(61%) 의견이 찬성(39%)보다 월등히 많았다. 노년층은 연금 수령이나 의료 서비스 혜택 축소 등을 우려해 독립에 반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여성 응답자는 독립 반대(55%)가 찬성(45%)보다 우세했지만 남성은 찬성(52%)이 반대(48%)보다 앞섰다. 유명인들도 찬반이 엇갈려 배우 숀 코너리와 제라드 버틀러는 독립을 지지한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감독 출신인 알렉스 퍼거슨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더타임스는 영국 금융컨설팅기관 크로스보더캐피털의 분석을 인용, 투표를 앞두고 영국 금융시장에서 지난달 모두 270억 달러(28조원)가 이탈했으며 이는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도 보고서에서 “스코틀랜드가 영국 이탈을 표결하면 처칠의 금본위제 복귀에 버금가는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주장들에 대해 분리독립 운동을 이끄는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의 거짓말과 겁주기에 속지 말라”고 반박했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