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예상대로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제 관심은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 효과를 측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가지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와 한은, 경기회복세 시각차=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2.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 명의 금통위원이 소수의견으로 기준금리 추가인하를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주목되는 것은 향후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될 경기회복세에 대해 정부와 한은이 미묘한 시각차를 보인 점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경제회복세가 굉장히 미약한 상황"이라며 "회복세를 확실히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통화 정책이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도 12일 배포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물가·고용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산업활동이 4∼5월의 부진에서 회복되고 있지만 회복세는 미약한 모습"이라며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소비회복세도 아직 공고하지 못해 내수경제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은은 같은 날 배포한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국내 경기는 점차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회복세는 완만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내수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했었다. 이달 통화정책방향 전문에는 지난달의 '소비 및 투자심리 부진'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경기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정부는 '미약하다'에 방점을 둔 반면 한은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한은은 완화적인 재정·통화정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하다. 이 총재는 "8월 중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은행대출이 많이 늘어났고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을 취급한 데 따른 결과"라며 "앞으로의 가계대출 흐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커지는 대외 리스크, 16∼17일 미 연준 FOMC 주목=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한 후 조기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점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리스크는 연준 통화정책의 정상화 시기와 속도일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을 발표할 텐데 그에 따른 국내 시장금리의 오름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공개시장 조작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6∼17일 열리는 미국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 총재는 또 최근 심화되는 엔저와 관련해서는 한국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韓銀 기준금리 동결… 연내 추가인하 촉각
입력 2014-09-13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