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10월 2일 발표 “한국인 흡연의 위험성 잘 알릴 사진 놓고 고민”

입력 2014-09-13 03:35
정부의 종합금연대책에 따라 내년부터 한국형 흡연 경고 그림이 담뱃갑에 삽입된다. 이 경고 그림을 제작 중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2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고 그림을 참고해 전문가와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다음달 2일 최종 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조사는 질병, 간접흡연, 성기능장애 등 흡연의 다양한 부작용별로 나눠 진행됐다. 담배로 상한 폐나 목, 입 등 신체 사진은 ‘질병 경고 그림’으로 분류된다. 기침하는 아기의 모습은 간접흡연의 폐해를 경고하는 것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현황을 반영한 관련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사진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6월 TV 금연 광고를 실시하면서 담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폐암’ 대신 ‘뇌졸중’을 주제로 선정했다. 의사들에게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흡연 관련 질병을 자문한 뒤 내린 결정이다.

외국에서 담뱃갑 경고 그림은 이미 보편화돼 있다. WHO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 담뱃갑 면적 50% 이상에 경고 문구와 경고 그림 도입을 권하고 있고, 현재 70개국이 이를 도입했거나 준비 중이다. 효과도 입증됐다. 캐나다는 2001년 경고 그림 도입 후 성인 흡연율이 2000년 24%에서 2006년 18%로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복지부가 2007년 관련법을 정부 입법으로 발의한 뒤 여러 차례 입법화를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